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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홍대공할철도역점에 2018년 11월 13일 10시 20분부터 11시 25분까지 있었습니다.

관광지에 있는 것답게 이 지점에서는 많은 외국인을 볼 수 있습니다. 2층은 제법 큰 창이 있어서 답답하지 않습니다. 대로 건너편으로 점집과 성인용품점이 붙어있는 광경은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홍대공항철도점 주변 지도

이 지점의 외부와 내부는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홍대공항철도점 외부1
홍대공항철도점 외부2
홍대공항철도점 출입문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음같이 카운터가 보입니다.

홍대공항철도점 카운터

내부는 지하1층 지상 2층으로 총 3층 규모입니다.

홍대공항철도점 안내표지

2층은 정면과 한 측면은 1층과 마찬가지로 창으로 되어있습니다.

홍대공항철도점 2층 피난안내도
홍대공항철도점 2층

다음은 지하 1층입니다.

홍대공항철도역점 지하1층

화장실은 비밀번호로 잠겨 있고 안내 표지는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앞에 하나 그리고 화장실로 나가는 문에 하나 있습니다.

2층 화장실로 나가는 문은 잠금장치를 밀 때마다 금속이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납니다.

홍대공항철도점 2층 화장실 안내 1
홍대공항철도점 2층 화장실 안내 2

다음은 화장실 가는 길 사진 2장과 화장실 내부 사진 2장입니다.

홍대공항철도점 2층 복도1
홍대공항철도점 복도2
홍대공항철도점 2층 화장실1
홍대공항철도점 2층 화장실2

지상 2층에서 탁 트인 창으로 대로변을 내려볼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도로 건너편으로 성인용품점과 점집이 붙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홍대공항철도점 2층 창 방향
점집과 성인용품점

저는 2층 창가 다음 열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 이 지점을 관찰했습니다.

홍대공항철도점 관찰 장소

3분 정도의 영상을 통해 내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층과 지하 1층의 서비스테이블 입니다.

홍대공항철도점 2층 서비스테이블
홍대공항철도점 지하 1층 서비스테이블

2층 서비스테이블은 제가 있는동안 2번 치워졌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Excursion809611님에 따르면 이 지점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비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캐리어로 복잡하다고 합니다.(/www.tripadvisor.co.kr/Restaurant_Review-g294197-d9245368-Reviews-Starbucks_Hongdae_Station-Seoul.html) 제가 아침에 관찰해서 많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외국인의 비율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 지점 주변에는 경의선숲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짐을 맞아주는 상점도 있습닏니다.

경의선숲길
짐보관 상점

 

 

부르는 행위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다. 공부하면서 읽는 글들은 어떤 생각을 말할 때 그 생각을 말한 사람을 정확히 불러준다. 2018년에 김유민은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을 좋다고 말했다고 하는 식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어떤 사람이 쓴 글을 통째로 다시 적기도 한다.

이것은 일상과 무척이나 다른 일이다. 만약 내가 어떤 블로그의 글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면불펌이라고 말하면서 비난받을 것이다. 일부 블로그는 글을 복사하지 못하게 막아 놓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복사를 막고(사실 막을 수도 없다) 글을 인용하는 것을 비난하는 행동이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그 글들이 인터넷에 게시된 글들일 때 그렇다.

만약 어떤 사람이 너무 불리지 않아서 잊히고 있다면, 그 사람의 생각과 함께 이름을 불러주는 행동은 그 사람을 다시 살려내는 일과 비슷하다. 죽었다는 것은 현실에서 없어졌다는 말인데 없어졌다는 말과 잊혔다는 말은 결과만 놓고 보면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잊혔다면 쓸 수가 없다. 마치 원래 없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미 많이 불린 사람을 다시 부르는 것이 무의미한 일도 아니다. 무엇인가 외우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되뇌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많이 불린다면 더 오래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 내 글을 내 이름과 같이 인용했다면 무척이나 고마울 것이다. 내 생기를 채워주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나 어느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인터넷에 글을 올려놓고 누군가 자신의 글을 인용하길 원하지 않는 심보는, 절대 반지를 혼자 독차지하려는 골룸을 떠오르게 한다. “내가 이렇게 좋은 글을 가지고 있으니 너도 여기 와서 봐봐, 그런데 이 글은 나만 가지고 있어야 해이런 심보인 ê±° 아닌가?

 

오빠차

<오빠차>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힙합이라는 장르 때문인지, 새 차 뽑은 남자가 여자에게 허세를 부리는 노래로 생각했다. 차 뽑았다고 여자 친구 데리러 간다는 가사만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오늘 이 노래를 다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다음 같은 가사를 보니 이 노래의 화자는 허세를 부리는 힙찔는 아닌듯하다.

오빠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 …… 질리도록 말했잖아 / 돈 벌어서 데리러 간다고 / 넌 그냥 몸만 오면 돼 / 쥐뿔 하나 없어도 / 날 믿어주던 사람들에게 / 확실히 보답해 …… 다 태워 먼저 부모님 또 / 뒷바라지해준 여자 친구 / 절대 아냐 허세 나 생색 …… 아빠 차를 바꿔드렸어

이 화자는 어려운 시절 자신을 도왔던 여자 친구를 잊지 않고 그 은혜를 보답하려 다짐하고 있다. 강아지는 사료 주는 사람을 반기고 따른다. 어려운 시절 먹을 것도 사주고 옷도 입혀준 사람을 잊지 않은 건 적어도 강아지만큼의 성품은 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 화자는 적어도 개보다 못한 놈은 아니다. 그런데 부모를 잊지 않고 아버지 차를 바꾸어 주었다는 것을 보면 부모와 자식 간 관계를 모르는 후레자식도 아닌 것이다. 좀 무리하면 부모 섬기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가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바람직한 인물로 봐도 될 것이다. (추가로 이 화자는 자신을 “믿어주던” 사람들에 대한 보은도 잊지 않고 말하는데, 만약에 여기서 화자를 믿어준 사람들이 부모님과 여자 친구가 아니라 정말 단순히 지지를 보내준 사람들이라면 더 나은 인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도박꾼 = 산악인?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중 <알프스 여행>을 읽고

내가 다니는 학교 중앙 도서관에는 한 산악인의 부조가 있다. 오늘 그 앞을 지나갔는데 조화가 놓여있었다.

높 오르는 것처럼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것이 도박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곤 했다. 심지어 생명이 돈보다 소중하니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것이 도박보다 더 짜릿할 거라고 여기기도 했다.

입 밖으로 꺼내기는 불경한 일이니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았는데 게오르그 짐멜이라는 사회학자의 글을 모아놓은 책인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라는 책의 <알프스 여행>이란 장에서 비슷한 내용이 나와서 소개해 본다. 아래는 이 책의 137쪽에 있는 내용이다.

단순히 즐기기 위해 목숨을 내거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더구나 50프랑이나 100프랑을 벌기 위해서 등산가의 미숙함이나 재난에 목숨을 거어야 하는 안내인들을 고용하는 것은 더욱더 비윤리적이다. 만일 누군가 알피니스트와 도박꾼을 비교하자고자 한다면, 그는 아마도 분노할 것이다. 그러나 양자는 순전히 주관적인 자극과 만족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ê±´ 도박을 한다. 왜냐하면 도박꾼 역시 수 많은 경우 물질적 이득이 아니라 오로지 위험 부담이 주는 삶의 긴장감을 추구하며, 또한 냉정과 열정의 박진감 넘치는 결합과 더불어 자기 자신의 역량과 예측할 수 없는 숙명이 선사하는 행운의 결합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알피니스트가 하는 도박은 원래는 이기적이고 직접적인 환희를 위해서가 아니라 윤리적으로 오로지 가장 높은 객관적인 가치를 위해서만 감행되어야 하는 그러한 도박이다. 오직 낭만적 매력을 추구하는 사람들만이 이 점을 잘못 알고 있다. 사회적 또는 종교적 의무가 생명의 희생을 통해서만 이행될 수 있었던 시기에 자발적으로 목숨을 내거는 모든 행위에는 낭만적 매력이 부여되었는데, 당신에는 이런 희생이 –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서 목숨을 희생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 윤리적 존엄성이라는 불명의 광휘를 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514) 939-9258

[그림 69] 아크로폴리스 한쪽 사면과 파란 하늘

일어나서 모스크바에서 산 빵으로 아침을 했습니다. 빵을 버리긴 아까우니 이걸 다 먹어 치워야 아테네에서 뭔가 먹을 걸 살 수 있어요.
 
스페인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장을 보면 먹을 만한 식품들이 적당한 가격이라는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유럽 남쪽에 있으니 서로 비슷할 거란 기대가 있었어요. 적어도 러시아처럼 매대가 비어 있거나 플라스틱 같은 빵을 먹진 않을 거라 보았죠. 아테네 거리도 스페인과 비슷해요. 지리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에요. 예컨대 해를 완전히 가리는 덧창은 스페인처럼 일조량이 많아서입니다.
 
그렇지만 아테네는 러시아와 유사한 점도 있어요. 벽돌을 쌓거나 돌을 붙인 게 아니라 칠로 마감한 건물 외벽이 그겁니다. 옥색은 보이지 않지만 미색은 러시아에서도 자주 보던 색이에요. 도로의 매캐한 냄새도 러시아와 닮았습니다.
 
물론 그리스는 러시아랑 다른 점도 많죠. 일단 아테네 날씨는 러시아와 다르게 천국입니다. 볕도 너무 좋아요. 하늘은 정말 푸르고 땅은 정말 초록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1월인데도 그렇습니다. 날씨가 그래서 러시아와 건물색만 비슷하지 모양은 완전 딴판입니다. 러시아에서 그리스의 테라스가 필요 없고 그리스에선 눈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뾰족지붕이 쓸모가 없어요. 또 아테네 거리에는 러시아에서 보기 힘든 오토바이도 자주 보입니다.
 
골목을 걷다가 길모퉁이를 도니 아크로폴리스가 보였습니다. 평평한 동네 가운데 깎아지르듯이 툭 튀어나온 높은 언덕 위에 그렇게 큰 구조물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제가 있는 곳과 아크로폴리스가 있는 곳까지 거리가 잘 가늠되지 않았어요. 우연히 얻어걸린 아테네 여행이지만 정말 잘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크로폴리스에 취해서 주변을 몇 바퀴 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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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8] 아테네 공항버스 내부
아테네는 러시아와 다르게 관광객 돈맛을 본 느낌이 납니다. 공항 직원들도 친절하고 입국 심사대 직원도 우스갯소리를 던집니다. 아타튀르크 공항과 다르게 아테네 국제공항은 작지만 잘 정리되어 있기도 해요. 대중교통안내도 알아보기 쉽습니다. 아테네가 더 친절해 보이는 데에는 억센 러시아어를 듣다가 물 흐르듯이 부드러운 그리스어를 들은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도 해요.
 
공항버스 탈 때 기사는 표를 보여달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자리에 앉으면 안 되고 버스 안에 있는 개찰기에 표를 넣었다 빼야 해요. 그럼 승차권에 날짜와 시간이 찍히게 됩니다. 아테네로 가는 중간에 검표원이 제 표를 보고 어귀를 찢었어요. 나중에 보니 제 표는 기계 깊숙이 넣지 않아 개찰이 되지 않아서 무임승차가 된 꼴인데 검표원이 단속하지 않고 어귀를 찢어 다시 쓰지 못하는 표로 만든 겁니다. 로마에서 낮은 등급 기차를 탈 때도 그랬습니다. 시간과 좌석이 적히지 않은 표에 펀치로 구멍 뚫어 개찰을 확인했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훼손된 표는 유효하지 못한 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전 개찰과 검표가 분리된 게 낯설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미술관에 가든 박물관에 가든 개찰구가 입구를 막고 있는 형태입니다. 입장할 때 표를 확인하니 그 안에 있으면 개찰구를 뛰어넘지 않는 이상 다 값을 지불한 사람이죠. 그러니 굳이 안에서 검표를 하기보다는 입구 쪽을 더 신경 씁니다. 그에 비해 이 동네 공항버스는 입구에 신경 쓰지 않고 간혹 검표를 해요. 항상 입구에 신경 쓰는 것보다 싸게 먹히는 방법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무임승차하지 않는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검표 비용을 줄일 수 있어요.
 
둘 중 뭐가 더 좋은 방법인지 논증하진 못하겠습니다. 노르웨이 트롬쇠는 버스 안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도 있고 버스카드도 사용할 수 있는데 모바일 버스카드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복잡한 앱을 까는 게 아니라 그냥 기사에게 화면 보여주는 게 전부였어요. 마음만 먹으면 나쁜 마음 먹은 사람이 공짜로 버스 타기 쉬운 방법이지만 복잡한 결제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해요. 서로를 못 믿어서 시스템 구축에 돈을 쓰는 것보다는 신뢰를 두터이 하는 쪽으로 사회가 나가는 게 더 마음에 끌리긴 합니다.
 
아테네 시내로 향하는 공항버스를 타고 잤습니다. 한밤이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 온 동네에서 조는 건 제가 생각해도 좀 그렇습니다. 졸린 상태로 버스에서 내렸는데 늦은 시간이고 비까지 내리니 꽤 으스스했어요. 버스에서 내릴 때 저랑 같은 신발을 신은 발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발이 계속 절 쫓아와요. 점점 정류장에서 멀어질수록 인적이 드물어지는데도 마찬가집니다. 굳이 객지에서 험한 꼴 당하고 싶지 않으니 발소리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죠. 어느 정도 가서 따라오지 않아서 안심했는데 결국 숙소 복도에서 만났습니다. 나랑 같은 신발은 길을 잃어버려서 돌아왔다고 합니다. 서로 데면데면 대하다가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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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국 수속을 했습니다. 공항 보안 검색에 잡혀서 줄자를 뺏겼어요. 지금까지 별일 없이 들고 다닌 게 이스탄불에서도 문제없을 걸 보장하진 않지만 비행기를 놓치기 전 환승 수속에서 문제 되지 않았는데 뺏기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투닥투닥해 보았자 좋을 거 없고 줄자 비싼 것도 아니니 잊었어요. 두꺼운 다운 점퍼까지 꾸겨 넣은 30리터도 안 되는 가방을 열어 해치고 줄자를 뺀 뒤에 다시 짐을 꾸겨 넣는 게 짜증 났을 뿐입니다.
 
공항 안에서 콜라가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잔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판기가 카드 결제를 지원합니다. 비자와 마스터 그리고 아멕스 카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한 회사는 안 되고 두 회사는 쓸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해도 결제가 안 됩니다. 카페에서도 콜라를 팔았는데 자판기보다 비쌌어요. 더 싼 콜라가 보이는데 비싸게 주고 사야 한다고 생각하니 오기가 생깁니다. 비행기 놓친 것도 복잡한 공한 때문인 것같은데 콜라를 비싸게 사먹어야 하는 이유도 공항 자판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카페에서 콜라를 사 먹으면 왠지 공항한테 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콜라는 비행기에 타서 마시기로 했어요. 이상하게 이렇게 몇 푼 안 되는 돈이 걸릴 때가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기미가 보였지만 열차에서 계속 누워 있느라 몰랐다가 모스크바에서 확실히 알게 된 허리 통증이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있었습니다. 배낭 하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몸이 그렇지 못한 현실을 보니 울적했어요. 이제 몸도 신경 써야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렇게 신경 쓸 건 많아지니 노력해봐야 현상 유지도 힘들어지는 삶이 점점 다가올 겁니다.
 
허리가 아픈 건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그렇고 모스크바에서도 그렇고 널널하게 구경하지 않고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녀서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여행의 출발부터 지금까지를 반성했어요. 애초에 오로라 말곤 특별한 자극을 얻고 싶지 않았던 여행입니다. 그래서 숙소도 늘 혼자 묵었어요. 이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줄 알았으면 출발을 좀 미루고 열심히 여행지를 공부하고 왔어야 합니다. 후회해서 뭐하나요, 이미 비행기는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는데.

길을 잃음 – 이스탄불: 유류물

[그림 67] 아타튀르크 공항 출국층 입구

일단 이렇게 된 거 하기아 소피아가 보고 싶었습니다. 뭘 알고 가고 싶은 건 아니고 피렌체 대성당 이전에 꽤 오랫동안 인간이 만든 가장 큰 돔이라는 소리를 건축과 강의 시간에 들은 기억이 나서지요. 그런데 마침 얼마 전 큰 테러가 있었다고 제가 나가는 걸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기아 소피아까지 버스를 타고 가자니 도로가 막혀 비행기 시간이 간당간당하기도 했고 허리도 아프고 유심도 없고 환전도 안 했는데 카드가 될지 안 될지 모르기도 했어요. 이렇게 여러 변명을 만들면서 욕조에 몸 담그고 쉬었습니다.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기아 소피아가 참 마음에 걸렸습니다. 괜히 갔다가 여차여차 일이 꼬였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는 욕심 안 부리길 잘했지만 또 언제 터키 오냐는 생각하니 아쉬웠어요. 그런데 아쉬움과 다행스러운 느낌이 동시에 드는 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아쉬움만 있었으면 제가 너무 잃은 거고 다행이란 생각만 들면 제가 전부 가져온 겁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스탄불에 왔으니 생각지도 못한 어느 날 또 올 거라는 기대를 품고 공항으로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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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6] 아타튀르크 공항 내부

마중은 개뿔. 비행기는 연착했고 탑승교에 댄 게 아니어서 버스 타고 터미널로 오느라 생각보다 더 늦었습니다. 환승 수속하고 열심히 뛰어갔는데 아테네 가는 비행기는 이미 문 닫고 갔어요. 솔직히 환승 수속할 때만 해도 늦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타튀르크 공항 안은 너무 복잡하고 안내는 불친절합니다. 이런 공항은 그냥 부수고 새로 짓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신청사 공사가 완료되면 이 공항은 정말 폐쇄된다고 합니다. 늦었지만 정말 다행인 일이에요.

생각대로 비행기 놓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이름 있는 항공사니 알아서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항공사를 찾아갔어요. 창구에서 다음 항공권을 받고 숙소도 안내받았습니다.

숙소는 환승 구역에 있는 게 아니라 이스탄불 시내에 있어요. 한국 여권은 터키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데 저랑 비슷한 처지의 미국인 노부부가 입국 심사대에서 비자가 없어서 입국하지 못하고 비자 자판기로 가는 걸 보았습니다. 비자 비용을 아껴준 제 나라가 고마운 순간이었어요.

공항에서 항공사가 제공한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가 문을 열고 출발했어요. ‘개문발차’, ì°¸ 오랜만에 생각한 단어입니다. 어렸을 땐 저게 뭔 소린가 했어요. 공항을 나와서 버스를 타자마자 터키는 우리나라와 묘하게 비슷하단 생각을 했어요. 라디오에서는 이슬람 사원에 어울릴 법한 경건한 노래가 나오는데 버스 기사는 성질 급하게 개문발차합니다. 양보 없는 도로 사정이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그리고 주차된 차량이 한데 섞여 있는 골목도 비슷했습니다.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이별 1

[그림 64] 붉은 광장
굼을 나와 붉은 광장을 조금 더 서성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온 모스크바와 이제 작별해야 해요. 붉은 광장에 이별의 분위기를 만들 뭔가가 있는 건 아닙니다. 광장 안은 춥고 시끄럽고 그래요. 붉은 광장에서 벗어나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목에도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 동네는 지하철 통로가 모두 일방통행이어서 발만 맞춰 걸으면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히거나 할 일은 없어요.

공항까지는 전철과 버스를 타고 갔어요. 공항 철도가 있지만 공항에 빨리 가서 할 게 없고 가격도 훨씬 비싸기 때문입니다. 낮에 너무 돌아다녀서 허리 아픈 걸 투덜거리며 그리고 모스크바의 추위와 교통 체증을 경험하면서 공항으로 갔어요.

브누코보 공항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못지않게 추웠습니다. 출발층에는 의자 하나 없어요. 음식점이 있는 위층에 가면 쉴 수 있는 의자가 조금 있습니다. 이 공항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보다 공간 인심이 야박하지만 카페나 음식점의 공간 인심은 똑같습니다. 가게 안에 탁자와 탁자는 아주 큼직하게 떨어져 있어요. 화장실도 어디 구석에 하나씩 있습니다. 밖에 나가면 느끼지만 우리나라는 정말 화장실 인심이 좋은 나라입니다.

공항에는 꽃 자판기도 있어요. 참 이 나라는 꽃 보기가 쉽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도 그렇고 모스크바도 그렇고 동상이 하나 있으면 꼭 아래 꽃이 몇 개 놓여 있어요. 심지어 역 안에 있는 조형물 아래도 꽃이 놓여있지요.

[그림 65] 꽃 자판기
수속을 끝내고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데 눈이 왔습니다. 저는 러시아에 있는 동안 눈 내리는 걸 정말 조금 밖에 못 봤어요. 밖에 나다닐 때 눈이 내리지 않은 건 참 다행인 일이긴 해요. 그래도 해어지는 마당이니 뭐든 생각나고 아쉽기 마련이지요. 눈발을 해치며 걷지 못한 게 생각났는데 이별하는 중에 눈이 내려 아쉬움을 덜었습니다.

대륙 안에서 이동할 때 유일하게 저가항공을 타지 않은 여정입니다. 항공기 안에서 먹은 기내식이 지금까지 여정 중에 처음으로 먹은 따듯한 음식이었어요. 정말 살다가 기내식에 그렇게 만족하기는 처음입니다. 항공권을 구매할 때면 타봐야 몇 시간이니 아무 비행기나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그 돈으로 더 좋은 숙소를 묵거나 더 좋은 음식을 사 먹으면 될 일이지요. 사실 이 항공권도 저가 항공과 얼마 차이 나지 않아 선택한 겁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항공사 서비스 비용이 아깝지 않았어요.

한숨 자고 일어나니 착륙할 때가 다 되었다고 창을 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동이 텄는데 창 너머로는 파란색부터 빨간색 사이의 모든 색이 나타나 있었어요. 기내 시계는 터키 현지 시간이 1시간 느리게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광절약시간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시계를 살펴본 건 제대로 도착했을 때 저에게 주어진 환승 시간이 1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놓치는 경험도 재미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내심 설마 환승 못 할 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좀 늦으면 항공사에서 마중이라도 나와줄지 알았지요.

아! 러시아 사람들은 착륙하면 박수를 보냅니다.